투자 유치2026-05-13 · 11분 읽기

What만 있고 How-to 없는 IR — VC가 즉시 컷하는 사업계획서 패턴 6가지

시드~프리A 단계 IR 미팅에서 VC가 "검토를 더 진행할 가치가 없다"고 결정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평균 30초~3분입니다. 이 짧은 구간에서 컷되는 IR은 대부분 동일한 6가지 패턴 중 하나 이상을 공유합니다. 일반적인 IR 가이드가 "스토리텔링이 중요하다" 수준에서 멈춘다면, 이 글은 VC가 슬라이드를 넘기다가 손가락이 멈추는 정확한 지점 — What만 있고 How-to가 없는 구조, 추상 수식어, 트레이드오프 부재, 외부 어드바이저 과대 강조, 수익성 회피, 회수 시나리오 부재 — 를 패턴별로 분해합니다. 6가지 패턴은 독립적이지 않고 같은 IR에 동시에 나타나는 경우가 많아, 하나만 보여도 나머지 5개를 의심받는 구조가 됩니다.

Intro · 들어가며

#VC가 30초 안에 컷하는 IR의 공통 구조

시드 단계 VC는 한 분기에 200~500건의 IR을 받습니다. 모든 자료를 끝까지 읽는 것이 물리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에, 첫 3~5장 안에 "통과 vs 컷"을 빠르게 분류하는 휴리스틱이 작동합니다. 이 휴리스틱의 핵심은 "이 팀이 실행을 고민해본 흔적이 있는가"이고, 그 흔적은 결심(What)이 아니라 단계(How-to)에서만 드러납니다.

아래 6가지 패턴은 IR의 본문 내용이 아니라 구조 자체에 새겨지는 신호이기 때문에, 슬라이드를 정독하지 않아도 30초 스캔만으로 감지됩니다. 패턴이 1개만 있어도 컷되는 경우가 있고, 2개 이상 동시에 보이면 사실상 자동 거절로 분류됩니다.

패턴신호VC가 받는 인상
1. What만 있고 How-to 없음"글로벌 1위 가겠습니다" + 단계별 전략 부재결심만 있고 실행 계획 없는 팀
2. 추상 수식어 남발혁신적·독보적·세계 최고 + 근거 없음자기 검증을 회피하는 팀
3. 모든 면에서 우위 주장빠르고 싸고 정확하고 쉽다트레이드오프를 모르는 팀
4. 외부 어드바이저 과대 강조전직 임원 자문 5명 나열풀타임 멤버가 약하다는 신호
5. 수익성 회피"BM은 추후 확정"수익성을 고민 안 한 팀
6. 회수 시나리오 부재IPO·M&A 언급 자체 없음회수를 생각 안 하는 창업자
TIP
이 글은 6가지 패턴을 각각 한 섹션씩 분해하고, 마지막 섹션에 IR을 VC에게 보내기 전 자가 점검 체크리스트 6개를 제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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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턴 1 — What만 있고 How-to 없음

가장 빈번하고 가장 치명적인 패턴입니다. "3년 안에 ARR 100억", "월 100만 사용자 달성" 같은 What 슬라이드는 거의 모든 IR에 등장하지만, 그 다음 장에 단계별 How-to가 없으면 VC는 즉시 컷합니다.

What과 How-to의 구분은 명확합니다. What은 "무엇을 달성하겠다"이고, How-to는 "어떤 단계로 어떤 지표를 통해 달성하겠다"입니다. VC가 보고 싶은 것은 후자이고, 전자는 모든 IR이 동일하게 갖고 있기 때문에 변별력이 없습니다.

구분What (결심)How-to (단계)
사용자월 100만 MAU 달성Y1: 시드 채널 3개 + 월 1만 가입 / Y2: 유료 전환 5% / Y3: 엔터프라이즈 추가
매출ARR 100억 도달Y1: ARR 1억 (PMF) / Y2: ARR 10억 (확장) / Y3: ARR 100억 (점유율)
인력100명 규모로 성장Y1: 핵심 10명 / Y2: 영업·CS 추가 30명 / Y3: 엔터프라이즈 영업 60명
조달시리즈 B까지 진행시드 10억 (Y1 6월) / 프리A 30억 (Y2 1월) / 시리즈 A 100억 (Y2 12월)

How-to 슬라이드가 IR에 존재하더라도, 각 단계의 "핵심 지표 1개 + 자금 조달 시점 + 인력 계획"이 동시에 적혀 있지 않으면 절반 점수만 받습니다. VC는 단계별 지표가 직전 단계 지표의 자연스러운 결과인지를 검증하기 때문에, 세 요소가 서로 연결되지 않으면 "숫자 채우기"로 보입니다.

주의
30초 테스트: IR을 처음 보는 사람에게 "이 회사가 Year 2에 무엇을 하나요?"라고 물었을 때, 슬라이드에서 1개의 핵심 지표를 즉시 가리킬 수 없으면 How-to가 없는 I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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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턴 2 — 추상 수식어 남발

다음 단어들이 IR에 등장하면 VC는 즉시 의심 모드로 전환합니다: 혁신적, 독보적, 세계 최고, 최초, 압도적, 차별화된, 유일한. 이 단어들은 데이터 없이 단독으로 쓰일 때 자기 검증을 회피하는 신호로 읽힙니다.

추상 수식어가 위험한 이유는 그것이 거짓이어서가 아니라, 검증 가능한 형태로 다시 쓸 수 있는데 쓰지 않았다는 사실 자체가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매칭 알고리즘이 강하다"고 쓴 사람은 "매칭 정확도 92% (베타 N=200)"로 쓸 수 있었는데 쓰지 않은 것이고, VC는 그 선택의 이유를 의심합니다.

Before (추상)After (검증 가능)
혁신적인 매칭 알고리즘매칭 정확도 92% (베타 테스트 N=200, 6주차)
독보적인 기술력특허 3건 등록 + 핵심 모듈 응답 속도 경쟁사 대비 2.3배
세계 최고 수준의 UX온보딩 완료율 78% (업계 평균 45%, 자체 측정 N=1,200)
압도적인 시장 점유율 확보 예정Y2 종료 시 SAM 기준 점유율 3% (현재 0.4%)
차별화된 비즈니스 모델단가 49,000원 SaaS, GP 마진 71%, 경쟁사 평균 마진 52%
  • 수식어 1개당 숫자 또는 사실 1개를 동반시키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 수식어와 숫자가 동일 슬라이드에 있어야 한다 — 부록 참조는 의심을 가중시킨다
  • 베타 테스트·자체 측정 수치는 N(표본 크기)과 측정 기간을 함께 표기한다
  • 외부 데이터(업계 평균·경쟁사 비교)는 출처를 슬라이드 하단에 1줄로 명시한다
주의
이 글이 "혁신적·독보적"을 패턴으로 지목하는 이유는, 시드 IR 100건 중 80건 이상이 첫 5장 안에 이 단어 중 하나를 데이터 없이 사용하기 때문입니다. 단어 자체를 금지어로 두는 자가 검열이 가장 빠른 교정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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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턴 3 — 모든 면에서 경쟁사보다 우위 주장

"경쟁사보다 빠르고, 싸고, 정확하고, 사용하기 쉽습니다." 이 문장이 IR에 등장하면 VC는 즉시 컷합니다. 모든 차원에서 우위는 물리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에, 이 주장은 트레이드오프를 모르거나 숨기는 팀이라는 신호로 작동합니다.

기술·운영의 거의 모든 변수는 trade-off 관계에 있습니다. 속도와 비용, 정확도와 비용, 정확도와 속도, 커스터마이징과 표준화, 인력 효율과 품질 등이 동시에 최적화될 수 없다는 것은 VC가 수백 건의 실패한 IR을 보면서 학습한 사실입니다.

주장현실 (Trade-off)교정 (선택 명시)
빠르고 정확하다보통 한 쪽을 위해 다른 쪽 희생"정확도 92%를 위해 응답 속도 평균 2.1초로 설계 (실시간 경쟁사 0.8초)"
싸고 품질이 높다보통 인건비·R&D를 깎으면 품질 하락"개발 인력 단가는 시장가, 영업 인력을 인사이드 세일즈로 전환해 단가 30% 인하"
커스터마이징과 표준화 동시에보통 둘 중 하나 포기"코어는 표준 SaaS, 엔터프라이즈만 옵션 모듈 5개 제공"
대기업·SMB 동시 타깃보통 영업 사이클·단가 구조 충돌"시드 단계 SMB 1차 (단가 5만원), 시리즈 A 이후 엔터프라이즈 진입"

교정 방향은 명료합니다. "우리는 X를 위해 Y를 포기했다"는 문장이 IR에 1개 이상 명시되면 VC는 오히려 신뢰합니다. Trade-off를 인지하고 선택을 의식적으로 했다는 증거이기 때문입니다.

체크
강한 IR의 신호: 경쟁사 비교 슬라이드에 "우리가 못 하는 것"이 1줄 이상 적혀 있다. 약한 IR의 신호: 모든 항목에 ✅만 있고 ❌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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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턴 4 — 외부 어드바이저 과대 강조

"전직 삼성 부사장 자문", "전직 카카오 임원 어드바이저", "전직 네이버 본부장 자문위원" — 이런 명단이 팀 슬라이드에 5명 이상 등장하면 VC는 풀타임 멤버의 약점을 가리려는 시도로 읽습니다.

어드바이저 자체가 부정적인 것은 아닙니다. 문제는 "월 몇 시간 컨택트인가 + 어떤 의사결정에 관여하는가"가 명시되지 않은 어드바이저가 IR 분량을 차지하는 구조입니다. 분량이 풀타임 멤버보다 많으면 그 자체가 약점 신호입니다.

Before (약한 구조)After (강한 구조)
어드바이저 5명 나열 (이름·전직만)풀타임 핵심 3명 강점 먼저 + 어드바이저 1~2명 + 역할 명시
"전직 카카오 임원 자문""카카오 커머스 전 본부장 — 월 4시간 컨택트, BM·가격 책정 의사결정 자문"
어드바이저 슬라이드 1.5장어드바이저 슬라이드 0.3장 (1~2명, 1줄씩)
풀타임 슬라이드 0.5장 (직책만)풀타임 슬라이드 1.5장 (이전 성과·역할 분담·향후 채용 계획)
  • 풀타임 핵심 멤버 페이지 분량 > 어드바이저 페이지 분량을 항상 유지한다
  • 어드바이저는 1~2명만 명시하고, 각자 "월 몇 시간 + 어떤 의사결정"을 1줄로 적는다
  • 어드바이저의 전직 직책보다 "이 팀에 어떻게 기여하는가"가 우선이다
  • 풀타임 멤버가 부족하면 어드바이저로 가리지 말고 "향후 12개월 채용 계획" 슬라이드로 정직하게 처리한다
TIP
VC가 어드바이저 슬라이드를 길게 보지 않는 이유는 단순합니다. 어드바이저는 회사를 떠나지 않고, 회사를 운영하지도 않습니다. 실제 실행은 풀타임 멤버가 하기 때문에 그쪽 정보가 더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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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턴 5 — 수익성 회피 또는 "추후 확정" 톤

"수익화는 이후 단계에서 결정", "다양한 BM을 검토 중", "트래픽 확보 후 BM 적용" — 이런 표현이 IR 본문에 등장하면 컷됩니다. VC가 의심하는 것은 수익성 자체가 아니라 "이 팀이 수익성을 고민해본 적이 있는가"입니다.

시드 단계라도 BM 페이지에는 최소한 단가·마진·LTV/CAC 추정이 있어야 합니다. 숫자가 틀려도 괜찮습니다. VC는 시드 단계 추정의 정확도를 기대하지 않습니다. 다만 추정 자체가 없으면 실행을 안 해본 것으로 분류됩니다.

회피 표현 (컷)정직한 BM 페이지 (통과)
"수익화는 이후 결정"단가 49,000원 SaaS, GP 마진 71%
"다양한 BM 검토 중"1차 BM: SaaS 구독 / 2차 BM: API 사용량 과금 (Y2 도입 검토)
"트래픽 확보 후 BM 적용"초기 무료 → 14일 후 유료 전환, 베타 전환율 12% (N=180)
LTV/CAC 페이지 없음LTV/CAC = 2.1배 (현재) → 18개월 후 3.0배 목표
GP 마진 언급 없음GP 마진 71% (인프라 8%, CS 12%, 결제 수수료 9%)

마켓컬리·쿠팡 같은 회사도 시드 단계에서는 마진 구조를 정직하게 적었고, 적자 사업에 대해서도 "왜 지금은 적자가 합리적인가"를 설명했습니다. 적자를 숨기는 IR이 컷되는 것이 아니라, 적자의 이유를 설명하지 않는 IR이 컷됩니다.

주의
BM 페이지 자가 점검: 단가·GP 마진·LTV/CAC 세 숫자가 동일 슬라이드에 있는가? 없으면 추가해야 합니다. 숫자가 틀려도 추정 근거 1줄이 있으면 통과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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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턴 6 — 회수 가능성(IPO·M&A) 언급 부재

시드 단계 IR이라도 회수 시나리오는 2~3줄로 명시되어야 합니다. IPO·M&A 언급 자체가 없으면 VC는 "이 창업자는 회수를 생각 안 한다"로 분류하고, 이는 곧 "이 창업자가 우리 LP에게 돈을 돌려줄 의지가 있는가"에 대한 의심으로 이어집니다.

회수 시나리오는 정확도를 요구하는 페이지가 아닙니다. 5년·7년·10년 후의 사업 규모와 그 시점의 가능한 출구를 단순화해서 적는 것만으로 충분합니다. 핵심은 출구 옵션이 1개가 아니라 2개 이상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회수 시나리오예시 (시드 단계 IR 기준 2~3줄)
IPO 시나리오5년 후 ARR 500억 도달 시 PSR 5배로 K-OTC 등록 후 코스닥 이전 상장 검토
전략적 M&A 시나리오엔터프라이즈 채널 확보 시점 카카오·네이버 커머스 사업부 M&A 후보군
세컨더리 시나리오시리즈 C 라운드 시 시드 투자자 부분 세컨더리 옵션 (LP 회수 가속화)
복합 시나리오1차 옵션: M&A (3~5년) / 2차 옵션: 코스닥 IPO (5~7년)
  • 시드 단계 IR은 회수 시나리오 2~3줄로 충분하다 — 분량 늘릴 필요 없다
  • IPO 단독 시나리오는 위험하다 (확률 낮음) — M&A 옵션과 병기한다
  • M&A 후보군을 적을 때 1~2개 회사를 구체적으로 명시한다 ("대형 IT 기업"은 약함)
  • 회수 시점은 시리즈 B 이후 시점으로 적는다 (시리즈 A에서 회수 운운하면 비현실적)
TIP
회수 시나리오 슬라이드는 IR의 마지막 또는 끝에서 두 번째에 배치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이 위치가 비어 있는 IR이 시드 단계에서도 60% 이상이고, 그 자체가 변별 신호로 작동합니다.
Summary · 정리

#IR을 보내기 전 자가 점검 체크리스트 6개

위 6가지 패턴을 모두 점검하는 가장 빠른 방법은 IR을 PDF로 출력한 후, 처음 보는 동료에게 30초만 스캔하게 하고 아래 6개 질문에 답하게 하는 것입니다. 3개 이상 "아니오"가 나오면 발송 보류합니다.

  1. IR 슬라이드 30초 안에 What(결심)과 How-to(단계별 계획)가 둘 다 보이는가?
  2. "혁신적", "독보적", "세계 최고" 등 추상 수식어를 숫자·사실로 대체했는가?
  3. 경쟁사 비교 슬라이드에 명시적 trade-off("우리가 못 하는 것")가 1개 이상 있는가?
  4. 외부 어드바이저 페이지 분량 < 풀타임 핵심 멤버 페이지 분량인가?
  5. 수익성·BM 페이지에 단가·GP 마진·LTV/CAC 세 숫자가 적혀 있는가?
  6. 회수 시나리오(IPO·M&A)가 IR 후반부에 2~3줄로 명시됐는가?
체크리스트 결과조치
6개 모두 "예"발송 가능 — 컨텐츠 자체 점검으로 이동
1~2개 "아니오"해당 슬라이드만 수정 후 발송
3개 이상 "아니오"발송 보류 — 구조 재설계 필요
6개 모두 "아니오"IR 처음부터 다시 작성 권장
CT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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