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가며.
시리즈 A 투자자가 실사에서 가장 먼저 들여다보는 것은 재무제표나 사업계획서가 아니다. 법인 설립부터 현재까지 주요 의사결정이 적법하게 기록됐는지를 먼저 확인한다. 주주총회 결의 없이 이사 보수를 변경했거나, 이사회 의결 없이 스톡옵션을 부여했다면 그 자체가 클로징 선행 조건(CP, Condition Precedent)으로 묶인다.
문제는 많은 초기 스타트업이 '나중에 정리하자'는 생각으로 내부 결의를 구두로만 처리한다는 점이다. 시드 단계에서는 투자자가 소수이고 관계 기반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서류 불비가 묻혀 넘어간다. 그러나 시리즈 A부터는 기관 투자자가 개입하고, 법무법인이 체계적인 법인 검토를 수행한다. 이 단계에서 드러나는 서류 공백은 신뢰 문제로 직결된다.
또 한 가지 현실적인 이유가 있다. 클로징 이후 투자자가 이사회에 합류하면, 과거 결의의 유효성 문제가 새로운 이사회 결의를 무효화하는 근거로 악용될 수 있다. 사전에 정리해 두는 것이 창업자 자신을 보호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02
시리즈 A 직전에 점검해야 할 서류는 크게 다섯 범주로 나뉜다. 각 범주마다 '무엇이 있어야 하는지'와 '흔히 빠지는 항목'을 함께 파악해야 한다.
| 범주 | 핵심 서류 | 흔히 누락되는 항목 |
|---|
| 법인 기초 | 정관, 법인등기부등본(최신), 주주명부 | 정관 개정 이력 의사록, 주주명부 갱신 날짜 |
| 주주총회 결의 | 설립 이후 전체 정기·임시 주총 의사록 | 배당 결의, 이사·감사 선임·해임 결의, 정관 변경 결의 |
| 이사회 결의 | 주요 경영사항 관련 이사회 의사록 전체 | 스톡옵션 부여 결의, 대표이사 보수 결정, 차입 승인 |
| 주주간 약정 | 투자계약서(시드 포함), 주주간계약서(SHA) | 우선매수권·동반매도권·반희석 조항 별첨 여부 |
| 지분·옵션 현황 | 캡 테이블(최신), 스톡옵션 부여 명세 | 행사 가격, 부여 일자, 베스팅 스케줄 명세 |
위 다섯 범주는 서로 연동된다. 예를 들어 스톡옵션 부여 명세가 있어도 이사회 결의 의사록이 없으면 해당 부여 자체가 유효하지 않을 수 있다. 반대로 의사록은 있는데 등기가 누락된 경우도 빈번하다. 범주별로 교차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03
아래 체크리스트는 법인 설립 시점부터 시리즈 A 협상 개시 전까지 발생했어야 할 결의 항목을 기준으로 구성했다. 항목마다 의사록 원본 파일, 날짜, 서명 여부를 확인한다.
- 법인 설립 주주총회 의사록 — 정관 채택, 초대 이사·감사 선임 포함
- 정관 최종 버전 확보 및 개정 이력별 의사록 완비
- 주주명부 최신화 — 시드 투자자 및 모든 지분 양수도 반영
- 시드 투자 관련 투자계약서·주주간계약서 원본 및 서명본
- 스톡옵션 도입 결의 이사회 의사록 — 도입 일자, 총 부여 한도 명시
- 스톡옵션 개별 부여 이사회 결의서 — 수령인, 부여 수량, 행사 가격, 베스팅 일정 명시
- 대표이사·등기이사 보수 결정 주주총회 또는 이사회 결의서 (정관 위임 여부 확인)
- 유상증자(시드 라운드) 관련 주주총회 결의 — 신주 발행 조건, 주금 납입 확인서
- 전환사채(CB) 또는 상환전환우선주(RCPS) 발행 이사회 결의서 및 납입 확인
- 차입금 1억 원 이상 발생 건 이사회 승인 의사록
- 대표이사 교체·공동대표 변경이 있었다면 해당 주총 또는 이사회 결의 및 등기 변경 이력
- 사업 목적 변경이 있었다면 정관 변경 주총 결의 및 등기 완료 확인
- 지식재산권(특허·상표) 법인 귀속 관련 창업자-법인 간 양도 계약서 (개인 명의로 되어 있다면 즉시 정리)
- 캡 테이블 스프레드시트 최신 버전 — 보통주, 우선주, 옵션 풀, 미행사 옵션 구분 기재
14개 항목 가운데 하나라도 '의사록 없음' 또는 '서명 미완' 상태라면 실사 전 법무 검토를 통해 소급 추인 가능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소급 추인은 모든 당사자의 동의가 필요하며, 투자자가 개입한 이후에는 협상력이 달라진다.
04
수백 건의 시리즈 A 실사 사례에서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오류 패턴이 있다. 창업자가 '당연히 돼 있겠지'라고 생각하는 항목에서 오히려 공백이 발견된다.
| 오류 유형 | 구체적 상황 | 실사 시 영향 |
|---|
| 이사 보수 결의 누락 | 대표이사 급여를 이사회 결의 없이 지급한 경우 | 급여 반환 청구 가능성, 세무 리스크 부각 |
| 옵션 부여 의사록 부재 | 구두 약속 후 스톡옵션 계약서만 존재, 이사회 결의 없음 | 옵션 유효성 불인정, 당사자 분쟁 가능 |
| 주주 변동 미반영 캡 테이블 | 지인 투자자 지분 양수도 후 주주명부 미갱신 | 실제 주주 구성 불명확, 신주 발행 절차 중단 |
| 정관과 실제 운영 불일치 | 이사 수, 회의 방식 등이 정관 규정과 다르게 운영 | 과거 결의 전체 유효성 문제 제기 가능 |
이사 보수 관련 오류는 특히 세무조사와 연결될 수 있어 투자자 입장에서 민감하게 반응한다. 시리즈 A 투자자가 이사회에 합류한 이후 이 문제가 드러나면 대표이사 신뢰도 문제로 번지기 쉽다. 라운드 이전에 세무 전문가와 함께 급여 결의 이력을 점검하는 것을 권한다.
스톡옵션 관련 오류는 초기 팀원과의 관계에서도 분쟁 씨앗이 된다. 이사회 결의가 없는 상태에서 퇴사자가 옵션 권리를 주장하거나, 반대로 재직 중인 팀원이 행사 가격을 문제 삼는 사례가 있다. 이 역시 투자자 실사에서 적색 신호로 분류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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텀시트를 받기 전에 서류 정비를 완료하는 것이 이상적이다. 현실적으로는 투자자와 첫 미팅이 잡히는 시점, 즉 VC가 후속 미팅을 요청하는 단계에서부터 병행 준비하는 것이 효율적이다.
- VC 첫 후속 미팅 요청 시점(D-90 이전): 캡 테이블 최신화, 스톡옵션 명세 정리 시작
- D-60: 설립 이후 전체 의사록 파일화, 누락 의사록 파악 및 법무 검토 의뢰
- D-45: 법무법인 또는 법무사와 소급 추인 가능 항목 협의, 주주 전원 서명 일정 조율
- D-30: 정관 최신화 반영, 등기 변경 사항 완료, 시드 투자계약·SHA 원본 디지털 보관
- D-14 (텀시트 서명 직후): 실사 요청 예상 폴더 구조로 서류 전부 정리, 색인 문서 작성
- D-0 (실사 시작): VDR(가상 데이터 룸) 또는 공유 드라이브에 업로드 완료
6단계 타임라인에서 가장 시간이 예상보다 오래 걸리는 구간은 D-60에서 D-45 구간이다. 법무법인 스케줄 확보, 구 주주 연락, 서명 수합까지 포함하면 2주가 넘어가는 경우가 많다. 이 구간을 D-90 이전으로 당기는 것이 핵심이다.
VDR 구성 시 폴더 구조도 중요하다. 투자자 실사팀이 혼자 탐색할 수 있도록 '법인 기초 → 주주총회 → 이사회 → 계약 → 지재권 → 재무' 순서로 색인을 구성하면 검토 속도가 빨라진다. 실사 기간이 짧아질수록 클로징까지의 협상 주도권이 창업자에게 유리하게 기울 가능성이 높아진다.
정리.
Q. 스톡옵션 이사회 결의가 없는데, 소급 추인이 가능한가?
결론부터 말하면 요건을 갖추면 가능하지만 한계가 있다. 상법상 스톡옵션 부여는 정관에 근거 규정이 있어야 하고, 이사회 결의 또는 주주총회 특별결의가 필요하다. 결의가 없는 상태에서 사후 추인을 하려면 현재 이사회 구성원 전원의 동의와, 경우에 따라 부여 시점 주주의 동의가 필요할 수 있다. 옵션 수령자가 이미 퇴사한 경우 추인 자체가 불가능해 법적 분쟁이 남을 수 있다. 반드시 법무 전문가와 개별 검토해야 한다.
Q. 시드 단계에서 주주간계약서(SHA) 없이 투자를 받았다면 어떻게 해야 하나?
시드 투자자와 소급해서 SHA를 체결하거나, 시리즈 A 투자계약에 시드 투자자를 포함한 통합 SHA를 새로 작성하는 방식이 일반적이다. 시리즈 A 투자자는 기존 주주의 권리 구조를 반드시 파악하려 한다. SHA가 없으면 실사팀은 우선매수권, 동반매도권, 정보 청구권 등의 조항이 어떻게 설계돼 있는지 확인할 수 없어 클로징 선행 조건으로 신규 SHA 체결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다.
Q. 대표이사 개인 명의로 특허가 등록되어 있다. 지금 법인에 이전해야 하나?
원칙적으로 법인이 개발 비용을 부담한 경우, 특허는 법인 귀속이어야 한다. 개인 명의로 남아 있으면 투자자는 핵심 기술의 법인 소유 여부를 담보하기 어렵다고 판단해 계약 조건에 IP 이전 완료를 CP로 넣을 가능성이 높다. 이전 비용은 크지 않지만 절차상 시간이 걸리므로 실사 전에 완료해 두는 것이 좋다.
Q. 서류를 정비하려면 법무법인을 반드시 써야 하나?
모든 항목에 법무법인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의사록 작성과 파일화는 창업자가 직접 할 수 있다. 그러나 소급 추인, 정관 개정, 스톡옵션 유효성 검토는 전문가 개입이 권장된다. 초기 스타트업을 전문으로 하는 법무법인이나 스타트업 특화 법무사를 이용하면 비용 부담을 상당 부분 줄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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