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가며.
#왜 '확장 안 되는 일'부터 해야 하나
폴 그레이엄은 2013년 글 '확장 안 되는 일을 하라(Do Things That Don't Scale)'에서 초기 창업자가 자주 빠지는 착각을 지적합니다. 좋은 제품을 만들면 사용자가 알아서 온다는 믿음입니다. 현실은 반대입니다. 초기엔 사용자를 손으로 직접 데려와야 합니다.
핵심은 '나중에 못 할 일을 지금 하라'입니다. 사용자 100만 명에게는 절대 못 할 행동을, 처음 100명에게는 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한 명씩 찾아가 설득하고, 직접 설치해 주고, 옆에서 쓰는 모습을 지켜보는 일입니다. 비효율이 아니라 초기 단계의 정석입니다.
널리 알려진 사례 두 가지가 있습니다. 에어비앤비 창업자들은 뉴욕에서 직접 호스트 집을 문 두드려 찾아다녔고, 매물 사진이 부실하면 직접 가서 전문 사진을 찍어 줬습니다. 스트라이프 창업자들은 결제 연동을 써 보겠다는 사람에게 링크를 보내는 대신 '노트북 주세요'라며 그 자리에서 직접 깔아 줬습니다. 둘 다 손이 많이 가는, 확장과는 거리가 먼 방식이었습니다.
TIP
확장 안 되는 일은 '평생 할 일'이 아니라 '초기에만 할 일'입니다. 목적은 두 가지 — 첫 사용자를 확보하고, 그 과정에서 제품이 왜 안 쓰이는지를 가장 빠르게 배우는 것입니다.
02
#트랙션으로 '인정되는 것' vs '허세지표'
정부지원 사업과 IR에서 심사역이 보는 트랙션은 '얼마나 많이 봤나'가 아니라 '본 사람 중 몇이 실제로 행동했나'입니다. 노출·도달이 아니라 행동·반복·지불이 핵심입니다. 같은 숫자라도 아래 두 열은 무게가 다릅니다.
| 구분 | 허세지표 (참고용) | 행동지표 (인정됨) |
|---|
| 관심 | 앱 다운로드 수, 페이지 노출 | 가입 후 첫 핵심행동 완료율 |
| 참여 | SNS 팔로워, 좋아요 | 주간·월간 재방문(리텐션) |
| 수요 | 대기 명단 등록 수 | 유료 전환율, 결제 건수 |
| 지속 | 누적 가입자 수 | 30일 후 남아 있는 사용자 비율 |
| 고객 반응 | '좋아요'라는 칭찬 | 돈을 냈거나 친구에게 추천한 행동 |
허세지표(vanity metric)는 늘 오른쪽 위로만 움직여 기분은 좋지만, 사업이 작동하는지는 거의 알려주지 않습니다. 다운로드 1만 건보다 '돈 내고 매주 다시 쓰는 30명'이 심사에서 더 강합니다. 후자는 수요가 진짜라는 증거이기 때문입니다.
주의
제출 서류에 '누적 가입 5,000명'만 적고 재방문·결제 데이터가 비어 있으면, 심사역은 '많이 모았는데 안 남는다'는 신호로 읽을 수 있습니다. 작아도 행동지표를 함께 보여 주세요.
03
#채널은 1~2개만 골라 깊게 판다
가브리엘 와인버그와 저스틴 마레스의 책 '트랙션(Traction)'은 사용자를 모으는 통로를 19가지로 정리합니다. 콘텐츠, 검색광고, SEO, 입소문, 영업, 제휴, 오프라인 행사 등입니다. 중요한 건 개수가 아니라 선택입니다. 초기엔 19개를 다 건드리지 말고, 가장 가능성 높은 1~2개에 화력을 집중하는 편이 낫습니다.
한국 초기 창업자가 0→100 단계에서 현실적으로 손댈 수 있는 채널은 보통 아래 다섯 묶음입니다. 광고처럼 돈이 드는 채널은 이 단계의 우선순위가 아닙니다.
| 채널 묶음 | 무엇 | 0→100 적합도 | 주의점 |
|---|
| 콜드 아웃리치 | DM·이메일·전화로 직접 잠재고객 섭외 | 높음 | 받는 사람 맞춤화 필수, 스팸성 대량발송 금물 |
| 커뮤니티 | 타깃이 모인 카톡방·디스코드·온라인 카페 참여 | 높음 | 홍보 글 도배 금지, 먼저 도움 주는 활동부터 |
| 오프라인 접촉 | 행사·밋업·매장에서 얼굴 보고 권유 | 중간 | 대상이 한곳에 모이는 업종에 특히 유효 |
| 콘텐츠 | 문제를 다루는 글·후기·영상으로 검색 유입 | 중간 | 효과가 느림, 100명 이후 더블다운에 적합 |
| 파트너십 | 고객을 이미 가진 곳과 연결·제휴 | 상황별 | 의존도 과하면 채널 리스크, 검증용으로만 |
0→100 구간에서 가장 빠른 두 가지는 보통 콜드 아웃리치와 커뮤니티입니다. 둘 다 돈이 거의 안 들고, 한 명씩 대화하며 제품이 안 먹히는 이유를 곧장 들을 수 있습니다. 콘텐츠와 SEO는 효과가 누적형이라, 사용자가 어느 정도 모인 뒤 깊게 파는 편이 효율적입니다.
04
#0→100 실행 플레이북
아래는 4주를 한 사이클로 본 예시입니다. 정답이 아니라 순서를 보여 주는 틀입니다. 핵심은 '모으기 → 직접 온보딩 → 듣기 → 한 채널 더블다운'을 빠르게 반복하는 것입니다.
- 1주차 — 수동 섭외: 타깃 30~50명 명단을 손으로 만들고, 채널 1개를 골라 맞춤 메시지로 직접 접촉합니다. 자동화·예약발송 금지, 한 명씩 보냅니다.
- 2주차 — 직접 온보딩: 가입자에게 링크만 던지지 말고 직접 깔아 주거나 화면을 같이 보며 첫 핵심행동까지 끌고 갑니다. 어디서 막히는지 옆에서 관찰합니다.
- 3주차 — 피드백 수집: 쓴 사람과 짧게라도 대화합니다. '왜 다시 안 왔는지'가 가장 중요한 질문입니다. 칭찬보다 이탈 이유를 적습니다.
- 4주차 — 한 채널 더블다운: 반응이 가장 좋았던 채널 1개에 다음 사이클의 화력을 몰아줍니다. 효과 없는 채널은 과감히 접습니다.
사이클을 돌리는 동안 매주 두 숫자만 추적해도 충분합니다. (1) 이번 주 새로 핵심행동을 완료한 사람 수, (2) 지난주 사용자 중 이번 주에 다시 온 비율. 가입자 총합 같은 누적 숫자는 이 단계에서 굳이 챙길 필요가 없습니다.
체크
자동화·유료광고를 켤 시점은 보통 사용자 약 100명을 손으로 모으고, 재방문이 0이 아니라는 게 확인된 다음입니다. 남는 사용자가 없는 채널에 광고비를 부으면 밑 빠진 독에 물 붓는 셈입니다. 새는 구멍부터 막고 키우세요.
비용 대비 사용자가 얼마나 남는지(획득 비용 대비 가치)는 100명을 넘긴 뒤 본격적으로 따질 주제입니다. 단위경제(고객 획득 비용·생애가치)를 다룬 글을 따로 참고하세요. 0→100 구간은 '숫자 계산'보다 '직접 모으는 행동'이 먼저입니다.
05
#제출 전 트랙션 자가진단 체크리스트
정부지원 사업이나 IR 자료를 내기 전에, 아래 항목으로 내 트랙션이 '행동의 증거'로 읽히는지 점검하세요. 절반 이상 비어 있다면, 서류를 다듬기보다 한 사이클 더 손으로 모으는 편이 낫습니다.
- 첫 사용자 100명을 어떤 채널로, 어떻게 모았는지 한 문장으로 설명할 수 있다.
- 다운로드·노출이 아니라 '핵심행동 완료 수'를 숫자로 댈 수 있다.
- 30일 후 남는 사용자 비율(리텐션)을 알고 있다.
- 유료 전환이나 결제가 있다면 건수와 금액을 제시할 수 있다.
- 사용자가 왜 이탈했는지 직접 들은 이유를 2~3개 적을 수 있다.
- 집중한 채널이 1~2개로 명확하고, 왜 그 채널인지 근거가 있다.
- '재방문이 있다'는 것을 캡처·로그 등 증거로 보여 줄 수 있다.
TIP
심사역은 숫자의 크기보다 '이 팀이 고객을 직접 만나며 배우고 있는가'를 봅니다. 100명이라도 위 7개를 채우면, 막연한 1만 다운로드보다 설득력이 큽니다.
정리.
#자주 묻는 질문 (FAQ)
Q. 사용자가 아직 0명입니다. 무엇부터 해야 하나요?
A. 타깃 30~50명 명단을 손으로 만들고, 채널 1개로 한 명씩 직접 접촉하는 것부터 시작하세요. 광고나 자동 발송이 아니라 사람 대 사람의 대화가 0→1을 만듭니다.
Q. 손으로 모으면 너무 느립니다. 광고로 빨리 채우면 안 되나요?
A. 재방문이 0인 상태에서 광고를 켜면 모은 사람이 그대로 새어 나갑니다. 광고는 '남는 게 확인된 구멍'을 키울 때 쓰는 도구입니다. 먼저 손으로 모으며 왜 안 남는지부터 고치세요.
Q. 트랙션이 거의 없는데 정부지원에 지원해도 되나요?
A. 됩니다. 다만 큰 숫자 대신 '행동의 증거'와 '배운 점'을 보여 주세요. 작은 표본이라도 핵심행동·재방문·이탈 사유를 정리하면, 실행력 있는 팀이라는 인상을 줍니다.
Q. 채널을 여러 개 동시에 돌리면 더 빠르지 않나요?
A. 초기엔 보통 더 느립니다. 화력이 분산돼 어느 채널도 검증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1~2개에 집중해 한 채널이라도 작동하는지 확인한 뒤 늘리세요.
CTA
OpenSeed AI 심사를 직접 경험해 보세요. 여러 AI 에이전트가 협업해 사업계획서를 분석하고, 단순 점수가 아닌 능력별 진단·근거 발췌·개선 처방까지 제공합니다.
내 트랙션, 심사 기준으로 읽히고 있을까?
OpenSeed AI 심사는 여러 에이전트가 사업계획서 속 트랙션과 실행 근거를 능력별로 진단하고, 어디를 어떻게 보강해야 하는지 처방까지 제시합니다. 제출 전에 한 번 점검해 보세요.
OpenSeed AI 심사 시작 (29,900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