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가며.
#TRL이란 무엇인가 — 9단계 개요
TRL은 NASA가 개발하고 유럽연합 연구 프로그램이 표준화한 기술 성숙도 척도다. 국내에서는 한국산업기술진흥원(KIAT), 과학기술정보통신부 R&D 사업, 중소벤처기업부 기술 기반 창업지원사업 등에서 사업계획서 평가 기준으로 공식 채택하고 있다. 숫자가 클수록 상용화에 가깝다는 구조이지만, 각 단계마다 요구하는 증거의 종류가 다르다는 점이 핵심이다.
| TRL 단계 | 명칭 | 핵심 의미 | 대표 증거 자료 |
|---|
| TRL 1 | 기초 원리 관찰 | 물리·화학·생물학적 원리 확인 | 논문, 특허 선행 조사 |
| TRL 2 | 기술 개념 정립 | 응용 가능성 이론 검토 | 개념 보고서, 시뮬레이션 |
| TRL 3 | 개념 실험 검증 | 실험실 내 핵심 기능 실증 | 실험 데이터, 프로토타입 사진 |
| TRL 4 | 실험실 환경 검증 | 소규모 부품·모듈 수준 통합 | 시험 성적서, 측정값 |
| TRL 5 | 관련 환경 검증 | 유사 실제 환경에서 시험 | 환경 시뮬레이션 결과 |
| TRL 6 | 실제 환경 시범 | 파일럿 시작품 실제 환경 시연 | 파일럿 시연 영상, 성능 리포트 |
| TRL 7 | 시작품 운영 실증 | 실제 운영 환경에서 시작품 검증 | 현장 운영 데이터, 고객 레터 |
| TRL 8 | 완성 시스템 검증 | 최종 제품 인증·검증 완료 | 인증서, 규제 승인 문서 |
| TRL 9 | 실제 운영 성공 | 목적 조건하 실제 운영 | 매출 데이터, 상용 계약서 |
딥테크 초기 창업팀 대부분은 TRL 3~5 구간에 있다. 이 구간은 기술 실현 가능성은 확인됐지만 상업화 경로가 불명확한 시기다. 심사위원은 이 불명확함 자체를 탈락 사유로 삼지 않는다. 다만 현재 단계를 정확히 인지하고 있는지, 다음 단계로 넘어가기 위한 자원 계획이 현실적인지를 확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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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사위원이 반복적으로 발견하는 오류 세 가지
딥테크 사업계획서를 검토하면 기술 수준과 무관하게 반복 등장하는 서술 패턴이 있다. 기술 자체의 문제가 아니라 설명 방식의 문제다. 아래 세 가지는 기술력이 높은 팀에서도 자주 발견된다.
첫 번째는 TRL 과대 표기다. 실험실 수준 검증(TRL 4)을 TRL 7로 기재하는 사례가 대표적이다. 심사위원은 표기 숫자와 제출 증거 자료가 일치하는지 교차 확인한다. 불일치가 드러나면 기술 신뢰도 전체가 흔들린다.
두 번째는 TRL을 숫자 한 줄로만 기재하는 것이다. '현재 TRL 5입니다'라는 서술은 심사위원에게 판단 근거를 전혀 제공하지 않는다. 어떤 실험 결과, 어떤 데이터를 근거로 해당 단계를 판정했는지 구체적으로 서술해야 한다.
세 번째는 현재 TRL과 사업화 목표 TRL 사이 간극을 설명하지 않는 것이다. TRL 4에서 TRL 7까지 이동하는 데 필요한 시간·자금·핵심 과제가 계획서에 없으면, 심사위원은 팀이 스스로 개발 로드맵을 이해하고 있는지 의심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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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L 구간별 제출 증거와 서술 전략
TRL 단계마다 심사위원이 기대하는 증거의 종류가 다르다. 아래 전략은 국내 정부지원사업 및 R&D 과제 심사 기준을 바탕으로 정리했다. 공모 사업마다 평가 기준이 다를 수 있으므로 반드시 해당 공고문의 평가 항목을 병행 확인해야 한다.
| TRL 구간 | 심사위원 확인 포인트 | 권장 증거 자료 | 서술 시 주의사항 |
|---|
| TRL 1~2 | 원리의 신규성·차별성 | SCI급 논문, 특허 출원서, 선행기술 조사 보고서 | 기존 연구 대비 무엇이 다른지 명확히 서술 |
| TRL 3~4 | 핵심 기능 실현 여부 | 실험 데이터 그래프, 성능 측정값, 시험 사진 | 측정 조건(온도·압력 등)과 수치를 구체적으로 제시 |
| TRL 5~6 | 환경 적합성·확장성 | 파일럿 시연 결과, 외부 시험기관 성적서 | 실험실과 현장 환경의 차이 및 해결 방법 서술 |
| TRL 7~8 | 운영 안정성·인증 | 현장 운영 데이터, 인증서, LoI(의향서) | 운영 기간과 샘플 수를 명시해 신뢰도 확보 |
| TRL 9 | 상업화 실적 | 매출 증빙, 공급 계약서, 고객사 레퍼런스 | 수익성 지표와 연결해 시장 검증 완료를 강조 |
TRL 3~4 구간 팀이 가장 자주 놓치는 부분은 측정 조건 생략이다. '효율 95% 달성'이라는 서술만으로는 부족하다. 어떤 조건(온도, 압력, 샘플 크기, 반복 횟수)에서 측정했는지를 함께 적어야 심사위원이 재현 가능성을 판단할 수 있다. 수치 하나에 맥락이 붙는 순간 기술 설명의 밀도가 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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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계획서 안에서 TRL을 배치하는 구조
TRL 정보는 별도 챕터로 분리하기보다 '문제 정의 → 기술 접근법 → 현재 개발 상태 → 사업화 로드맵' 흐름 안에 자연스럽게 배치하는 것이 읽기 좋다. 아래 순서를 참고한다.
- 문제 정의 섹션: 기존 기술의 한계를 TRL 관점에서 설명한다. '경쟁사 기술은 TRL 6에서 정체 중이며, 다음 단계 진입에 필요한 ○○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다'는 방식이 효과적이다.
- 기술 접근법 섹션: 자사 기술의 핵심 원리와 차별점을 서술하면서 현재 TRL 단계를 명시한다. 단계 판단 근거(실험 데이터, 논문, 시험 성적서)를 괄호 안에 병기한다.
- 개발 현황 섹션: 현재 TRL에서 달성한 구체적 성능 수치를 기재한다. 측정 조건, 반복 횟수, 외부 기관 검증 여부를 포함한다.
- 사업화 로드맵 섹션: TRL 단계 이동 계획을 연도별로 표시한다. 각 단계 이동에 필요한 핵심 과제, 예산, 예상 기간을 함께 적는다.
- 자금 소요 섹션: TRL 단계 이동과 예산을 연결한다. 'TRL 5→6 전환을 위한 파일럿 시설 구축 비용 ○○원' 형태로 근거를 명시한다.
- 위험 요인 섹션: TRL 이동 실패 가능성과 대응 방안을 솔직하게 기재한다. 위험을 인정하는 팀이 오히려 기술 현실 이해도가 높다고 평가받는 경향이 있다.
심사위원이 가장 읽기 편한 구조는 TRL 이동 계획이 마일스톤 표와 연동되는 형태다. '2026년 3분기: TRL 5 달성 — 외부 시험기관 성능 인증 완료'처럼 날짜·단계·달성 증거를 한 줄에 담으면 평가자가 별도로 추론할 필요가 없어진다. 심사위원의 추론 부담을 줄일수록 서술 항목 점수가 올라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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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묻는 질문 — TRL 서술 실전 편
Q. TRL을 몇 단계로 표기해야 지원 가능한가? 공모 사업마다 지원 가능 TRL 범위가 다르다. 일부 R&D 과제는 TRL 3 이상을 요구하고, 창업 초기 지원사업은 TRL 1~4 구간도 지원 가능하다. 공고문의 '지원 대상 기술 성숙도' 항목을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기준에 미치지 못하면 서류 단계에서 탈락할 수 있다.
Q. 자체 판단 TRL이 심사위원 판단과 다르면 어떻게 되는가? 자체 표기 TRL과 심사위원 판단이 1~2단계 차이 나는 경우는 흔하다. 이때 핵심은 제출한 증거 자료다. 증거가 충분하면 TRL 표기가 낮더라도 불이익이 크지 않다. 반대로 TRL을 높게 표기하고 증거가 부족하면 신뢰도 손상으로 이어진다. 보수적으로 표기하고 증거로 뒷받침하는 전략이 안전하다.
Q. 소프트웨어·AI 기반 기술에도 TRL을 적용할 수 있는가? 적용할 수 있다. 다만 하드웨어 중심 기준을 그대로 쓰면 어색한 부분이 생긴다. 소프트웨어·AI 기술은 '알고리즘 정확도 검증(TRL 3~4)', '실제 데이터 환경 검증(TRL 5~6)', '실서비스 운영 실증(TRL 7~9)' 방식으로 재해석해서 적용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일부 공모 사업은 소프트웨어용 별도 TRL 기준표를 제공하므로 공고문을 먼저 확인한다.
Q. TRL 설명에 논문이 반드시 필요한가? 논문이 있으면 유리하지만 필수는 아니다. 외부 공인 시험기관의 성적서, 공개 시연 자료, 전문가 자문 확인서 등으로 대체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제3자가 확인 가능한 형태의 증거다. 내부 실험 결과만 있다면 외부 시험기관 의뢰를 최소 한 건이라도 진행해두는 것이 좋다.
정리.
#제출 전 TRL 서술 자가점검 체크리스트 및 다음 단계
사업계획서를 제출하기 전에 아래 항목을 순서대로 점검한다. 모두 충족되어야 TRL 서술이 심사위원 기준을 통과할 수 있다.
- 현재 TRL 단계를 명시했고, 단계 판단 근거(실험 결과, 논문, 성적서 등)를 본문 또는 첨부 자료로 제시했다.
- TRL 표기 숫자와 제출한 증거 자료가 일치한다. (TRL 6 표기 → TRL 6 수준의 증거 자료 존재)
- 기술 성능 수치를 기재할 때 측정 조건(온도, 압력, 데이터셋 크기 등)을 함께 적었다.
- 현재 TRL에서 목표 TRL까지의 이동 계획이 마일스톤 표 또는 개발 일정과 연동되어 있다.
- TRL 단계 이동에 필요한 핵심 과제와 예산이 자금 소요 항목에 반영되어 있다.
- TRL 이동 과정에서 발생 가능한 기술 위험과 대응 방안을 서술했다.
- 경쟁사 또는 기존 기술의 TRL과 비교해 자사 기술의 위치를 상대적으로 설명했다.
- 공고문에 명시된 지원 가능 TRL 범위 안에 현재 단계가 포함되는지 확인했다.
체크리스트를 모두 통과했더라도, 심사위원의 실제 관점에서 서술이 충분한지는 별도로 검토하는 것이 좋다. TRL 서술은 기술 항목 점수에 직접 영향을 주지만, 문제 정의·사업화 전략·팀 역량 등 다른 항목과 어떻게 연결되는지도 동시에 평가된다. 증거 자료와 본문이 서로 충돌하지 않는지, TRL 서술이 전체 흐름 속에서 어색하게 튀지 않는지를 제3자 시각으로 확인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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